아파트 화장실 악취, 냄새나는 원인과 배관 구조
지인의 집에 방문했을 때,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퀴퀴한 하수구 냄새가 진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주인도 민망하고 손님도 난감해지는 상황입니다. 독한 락스를 들이붓고 비싼 방향제를 매달아 봐도 며칠 지나면 어김없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40년간 건설 현장에서 기계 설비 공사를 직접 해온 내가 보기에, 이런 경우 대부분은 원인을 모른 채 겉만 닦아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리를 알면 비싼 돈 주고 업자를 부르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화장실 악취를 잡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악취를 막아주는 원리, 봉수(封水)란 무엇인가
아파트 화장실 배수구, 세면대, 변기는 모두 바닥 아래로 배관이 되어서 입상배관의 메인 하수관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파이프는 1층부터 최상층까지 뻥 뚫려 있어서, 오물 냄새가 위아래로 쉼 없이 이동합니다.
이 냄새가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설계된 원리가 있습니다. 세면대 아래 파이프를 보면 일자가 아니라 알파벳 U자나 P자 모양으로 꺾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꺾인 부분에는 항상 종이컵 한 컵 분량의 물이 고여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봉수(封水)역할을 합니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악취와 벌레를 꽉 봉인하는 물이라는 뜻입니다.
즉, 화장실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은 이 봉수가 증발하여 말랐거나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면 됩니다.
현장에서 시공하는 악취 제거 배관
첫 번째, 안 쓰는 화장실 바닥 하수구에 물 한 컵을 부어봅니다.
손님이 올 때만 가끔 쓰는 화장실에서 유독 냄새가 심한 경우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바닥 배수관 안의 봉수가 증발하면서 냄새를 막아주던 방패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해결 방법은 단순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바닥 하수구와 세면대에 종이컵 한 컵 분량의 물을 부어주면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악취의 상당 부분은 바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 바닥 배수구 뚜껑을 열고 머리카락 뭉치 등 청소를 한다.
매일 샤워를 해서 물이 마를 일이 없는데도 냄새가 난다면 뚜껑을 열어봐야 합니다. 머리카락과 비눗물이 엉겨서 배관 사이에 끼어 있으면 봉수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바닥 배수구 뚜껑을 열어 거름망을 꺼낸 다음, 엉킨 머리카락을 빼 내고 칫솔로 청소해 주면 됩니다. 안 쓰는 치약을 조금 묻혀서 닦으면 찌든 때도 함께 제거됩니다.
세 번째, 변기 냄새의 원인인 정심 플랜지를 점검합니다.
배수구와 세면대에 문제가 없는데도 냄새가 계속 난다면 변기를 살펴봐야 합니다. 변기와 바닥 배관을 연결하는 핵심 부속품이 정심이라는 것인데, 자세히 보면 위아래로 홈이 파여있고 고무링이 끼워져 있습니다. 이 고무링이 배관 파이프와 맞물리면서 냄새가 새지 않도록 밀폐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흔히 변기 바닥 테두리에 바른 흰색 마감재, 즉 백시멘트가 냄새를 막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백시멘트는 사실 수평을 잡고 변기를 바닥면과 고정하는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변기에서 악취가 난다면 변기 속에 있는 정심 고무링이 삭거나 틈이 생겼거나 볼트가 헐거워진 경우 등 정심이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정심을 새로 교체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결국 화장실 악취는 배관의 기본 원리, 봉수만 이해해도 스스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독한 화학 약품보다 물 한 컵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40년 현장 경험으로 본다면, 문제는 항상 원리와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됩니다. 원인을 알고 나면 대부분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게 해결이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